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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도 버렸다…트럼프, 공화당 후보 버리고 '적군' 민주당원 지지 선언한 기막힌 속내

뉴스앤포스트입력 2025-11-04 17: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2기 들어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CNN이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친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평가는 63%에 달했다. 이는 1기와 2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로, 2021년 1월 퇴임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62%마저 넘어선 충격적인 결과다. 이러한 민심 이반의 배경에는 현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비관론이 자리 잡고 있다. 응답자의 68%가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으며, 72%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경제와 생활비 문제를 미국이 직면한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특히 10명 중 6명(61%)은 트럼프의 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악화시켰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정치권을 강타했던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 역시 민심을 등 돌리게 한 기폭제가 되었다. 국민의 약 80%가 셧다운 사태를 '위기' 또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했고, 이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도 61%에 달해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함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싸늘한 여론 속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럼프는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한편,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판을 흔들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뉴욕 시장 선거에서는 상식 밖의 선택을 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며 그가 당선될 경우 뉴욕에 대한 연방 기금 지원을 끊어버릴 수 있다는 초강경 발언까지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당인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바 후보가 아닌,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차라리 '성공한 민주당원'인 쿠오모를 밀어 맘다니의 당선을 막겠다는 기묘한 셈법이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는 뉴욕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버지니아와 뉴저지 유권자들을 향해서도 "공화당에 투표하는 것은 에너지 비용을 내리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온라인 투표 독려 행사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기록적인 비호감도와 악화된 경제 지표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 공화당 후보마저 저버리는 극약 처방까지 동원하며 선거판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트럼프 2기 국정 운영에 대한 첫 번째 성적표이자, 내년 중간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예고편'이라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에디터스 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