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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A급 선발'이었는데…어깨 부상에 발목 잡힌 반즈, KBO 구단들은 왜 그를 망설이나

뉴스앤포스트입력 2025-11-10 18:28
 2025-2026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수많은 선수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거물급 선수들의 계약 소식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가운데,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 하나가 조용히 새 소속팀을 찾고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좌완 투수 찰리 반즈다. 지난 시즌 중반 롯데에서 방출된 뒤 미국으로 돌아가 신시내티 레즈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시즌을 마감한 그는, 이제 FA 자격을 얻어 소속팀의 제약 없이 전 세계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반즈의 2025시즌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롯데와 4년째 동행하며 당당히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될 만큼 굳건한 신뢰를 자랑했지만, 시즌 단 8경기 만에 예기치 못한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5월 초, 왼쪽 어깨 뒤쪽에 불편함을 호소한 그는 검진 결과 견갑하근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으며 최소 8주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150만 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는 검증된 외국인 선수였기에 롯데의 고민은 깊었지만, 구단의 선택은 기다림이 아닌 과감한 결별이었다. 당시 반즈의 구위가 예년만 못하다는 내부 평가와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부상이라는 위험 부담, 그리고 마침 영입 가능한 새로운 좌완 파이어볼러가 시장에 나왔다는 점이 맞물리면서 롯데는 시즌의 명운을 건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롯데와의 씁쓸한 이별 후, 반즈는 재활에 매달려 8월 초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노렸다. 일단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것 자체는 그의 어깨가 회복되었음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신호였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는 트리플A에서 6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했으나, 1승 3패 평균자책점 7.13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피안타율은 무려 0.366에 달했으며, 이는 KBO리그에 오기 전 트리플A에서 기록했던 3점대 평균자책점과는 비교조차 민망한 수준이었다. 결국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하며, 그의 미국 복귀 도전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이제 반즈는 선수 생활의 중대한 기로에 섰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2021년 9경기에 불과하고, 최근 부상 이력과 마이너리그에서의 극심한 부진까지 겹치면서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따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에 남는다면 또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KBO리그 복귀는 그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비록 한 번 퇴출당한 선수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지만, 그는 KBO리그에서 통산 35승을 거두며 꾸준함을 증명한 'A급' 선발 투수다. 100만 달러 안팎의 연봉으로 KBO리그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다면, 이를 발판 삼아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도 있다는 계산이 선다. 그의 마지막 경기 구속이 KBO리그 평균을 상회했다는 점은 부상에서 회복했다는 긍정적 신호지만, 잦아진 부상 이력과 어깨 부상 전력은 그를 영입하려는 구단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는 양날의 검이다.

 

에디터스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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