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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마트로시카' 컴백, 손종학·조희봉·태항호가 뭉쳤다

뉴스앤포스트입력 2026-04-30 18:37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처절한 생존 투쟁이 관객들에게는 역설적인 폭소를 선사한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 라온홀에서 열린 연극 '마트로시카' 프레스콜 현장은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가득 찼다. 이 작품은 만성적인 재정난에 허덕이는 한 극단이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B급 리얼리즘 코미디'를 표방한다. 지난해 대학로의 작은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장기 흥행 가도에 올라탔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극의 중심축인 연출가 '남동진' 역에 관록의 배우들이 대거 투입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윤제문과 정석용에 더해, 이번에는 손종학, 조희봉, 태항호가 새롭게 합류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연출을 맡은 최해주 감독은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이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정통 연기의 정석을 보여주는 손종학부터 코믹한 상황 설정에 능한 조희봉, 그리고 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하는 태항호까지 가세하며 작품의 밀도는 한층 높아졌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배우들의 각오 역시 남다르다. 손종학은 생소한 장르의 대본이 주는 설렘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으며, 캐릭터가 가진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히려 힘을 빼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조희봉은 극 중 인물들이 겪는 고군분투가 실제 배우들이 연습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맞닿아 있어 더욱 진정성 있는 연기가 가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태항호는 과거 작업했던 열정적인 연출가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 앞뒤 가리지 않고 돌진하는 캐릭터를 완성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의 제목인 '마트로시카'는 열어도 열어도 끊임없이 작은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 전통 인형에서 착안했다. 서홍석 작가는 관객이 극 중 극을 실제 상황으로 착각하다가 그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발견하게 되는 구조를 강조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의 연결 고리가 마치 마트로시카 인형을 여는 과정과 흡사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독특한 구성 덕분에 관객들은 극이 진행될수록 겹겹이 쌓인 이야기의 층위를 확인하며 지루할 틈 없는 전개를 만끽하게 된다.

 


아이돌 그룹 출신에서 배우로 완벽히 자리매김한 차선우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극 중 어리숙한 조연출인 주다인 역을 맡아 신인 시절 선배들 앞에서 긴장했던 실제 경험을 연기에 녹여냈다.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 속에서 성장해가는 그의 모습은 극단 마트로시카의 성장 서사와 묘하게 겹쳐지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대학로 소극장을 넘어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한 만큼, 배우들 간의 합은 더욱 정교해졌고 코미디 특유의 즉흥성과 언어적 유희는 한층 날카로워졌다.

 

내달 1일 개막해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웃음과 활력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제작진은 국가대표급 코미디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매회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층 강화된 캐스팅 라인업과 치밀해진 연출로 무장한 '마트로시카'는 명보아트홀 라온홀에서 긴 여정을 시작하며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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