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도광산 역사 왜곡에 유네스코 "개선하라" 권고

뉴스앤포스트입력 2026-07-15 21:24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 사도광산의 전시 전략에 대해 조선인 강제노동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위원회는 15일 회원국에 회람한 결정문안을 통해 일본이 제출한 보존현황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등재 당시 약속했던 해석과 전시 전략 수립에 있어 일부 진전은 있었으나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특히 광산 개발의 모든 기간에 걸쳐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시 시설 개선을 위해 한국 등 관련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번 권고의 핵심은 일제강점기 당시 사도광산에 동원되어 가혹한 노역에 시달렸던 조선인들의 역사를 일본이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기구가 공식 확인했다는 데 있다. 일본은 사도광산 인근 박물관에 전시 공간을 마련했으나, '강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등 노동의 강제성을 희석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측에 전시 시설이 어떻게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지 더 명확하게 설명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대한 이행 보고서를 2027년 12월까지 제출하라고 시한을 못 박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유네스코의 결정이 그동안 일본에 요구해온 '강제성 명시'와 '전체 역사 반영'의 정당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권고 이행이 미흡한 상황에서 한국의 일관된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일본이 등재 당시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유네스코 사무국 및 관계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두 차례의 한일 국장급 협의를 통해 강제노동 표현의 구체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유네스코 측에도 일본의 약속 미이행 사례를 꾸준히 설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 금광으로 유명했으나 태평양 전쟁 시기에는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이용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500여 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되어 차별과 혹독한 노동 환경에 노출되었다. 일본은 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던 2024년 당시 전체 역사를 전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등재 이후에는 진정성 있는 조치를 미뤄왔다. 특히 한국 정부는 일본의 태도에 항의하며 사도광산 추도식에 2년 연속 불참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으며, 올해 추도식 참석 여부 역시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결정문안은 오는 20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며, 위원국 간 이견이 없으면 최종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은 국제적인 구속력을 갖지만,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의 불이익이 명확하지 않아 일본이 실제 전시 내용을 얼마나 개선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또한 한국의 세계유산위원국 임기가 내년에 종료된다는 점도 향후 일본을 압박하는 데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유네스코가 정기적인 보고를 요청하며 감시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점은 일본에 적지 않은 외교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사도광산 현장에 한국인 노동자 관련 이정표를 설치하는 등 일부 제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본질적인 역사 기술의 문제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이번 권고는 사도광산이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남기 위해서는 감추고 싶은 어두운 역사까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보편적 가치를 일깨워준 것이다. 2028년 제50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의 이행 보고서가 다시 검토될 때까지,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와 압박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복원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디터스 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