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혐오 표현 안 돼" 정근식, 민주교육 강화

뉴스앤포스트입력 2026-07-22 23:40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질적 도약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로 '기본교육'을 제시하며 서울교육 2기의 닻을 올렸다. 정 교육감은 22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통해 '모두를 위한 기본교육, 행복한 협력교육'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확정했다. 이번 선언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받을 권리를 생애 전 주기로 확장하여 국가와 교육청이 아이들의 삶에 필요한 역량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기초학력 보장, 그리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체감형 교육복지의 대폭 확대다. 교육청은 이르면 올해 2학기부터 만 3세 유아를 시작으로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학생들의 교육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 밖 활동의 일환인 현장체험학습비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보편적인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복지 정책의 성패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확보와 안정적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유지 여부에 달려 있어 향후 시의회와의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

 


교육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맞춤형 학습 지원 체계도 강화된다. 정 교육감의 1호 결재 사안이었던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를 서울 시내 25개 모든 자치구로 확대 설치하여 기초학력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인공지능 윤리와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독서와 토론 중심의 인문학 교육을 활성화하여 미래 사회에 걸맞은 전인적 인재를 양성한다. 또한 체험 중심의 공립 대안학교인 ‘세상중학교’를 신설하여 공교육 내에서 수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최근 일부 학교에서 발생한 역사 왜곡 및 혐오 표현 논란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정 교육감은 학생들이 헌법의 가치를 삶 속에서 체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교육을 체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일방향 수업에서 벗어나 삼일절이나 5·18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주기성에 맞춘 계기교육을 실천하여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번진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정화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임을 역설하며, 오는 8월 중 더욱 구체적인 민주시민교육 종합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교권 보호와 학교 안전망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도 마련됐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교육청이 직접 소송을 대리하는 ‘소송책임제’ 도입을 검토 중이며,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한 면책 범위도 넓혀나갈 예정이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마음회복학교’를 신설해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위한 교육 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곳을 넘어 학생과 교사 모두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공존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정 교육감은 서울이 가진 풍부한 교육 자원을 활용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서울을 세계적인 교육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정 지역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 집회 등 현안에 대해서는 갈등 조정 조례를 적극 활용해 대화로 풀어나가겠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래 교육 수요를 고려한 변화는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는 ‘기본교육’의 담론이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에디터스 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