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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중동 평화 로드맵, 네타냐후가 걷어찬 이유

뉴스앤포스트입력 2026-08-03 20: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 차게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 로드맵이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며 중동 정세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하마스 무장해제 및 이스라엘군 철수' 합의안에 대해 심각한 안보 우려를 표명하며 공식적인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로, 오랜 혈맹이었던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균열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평화위원회가 제안한 현재의 방안이 자국의 안보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론 수필만 대변인은 하마스가 진정으로 무기를 내려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해 군사력을 재건하려는 기만술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명분으로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유도한 뒤, 다시 한번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감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완전한 해체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가자지구에서 단 한 명의 병력도 철수시키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전쟁 종식의 결정적 이정표로 치켜세우며 이스라엘 역시 이를 환영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며 네타냐후 정부의 호응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합의 사실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이스라엘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트럼프식 '톱다운' 외교가 이스라엘의 실존적 안보 논리와 충돌하며 한계에 부딪혔음을 보여준다.

 

공개된 합의문에 따르면 하마스는 모든 무기를 팔레스타인 기술 관료 조직인 가자행정국가위원회에 이관하고, 국제안정화군이 배치되는 시점에 맞춰 군사 시설을 해체해야 한다. 이 과정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와 연계되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러한 절차가 하마스에게 재무장의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의 60% 이상을 통제하며 하마스의 테러 인프라를 직접 파괴하는 작전을 지속하고 있으며, 평화안 발표 이후에도 가자시티 등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소통 부재는 이란 문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이란 공습을 돌연 취소하고 협상 재개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은 어떠한 사전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자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해 중동 정책의 변화를 확인해야 하는 현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외교 행보가 이스라엘의 전략적 판단을 무시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양국의 신뢰 관계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평화 구상은 이스라엘이라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스라엘의 완강한 태도와, 자신의 외교적 치적을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결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가자지구의 포성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재개될 이란과의 협상이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중동의 평화 로드맵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양국의 갈등만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디터스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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