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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6개월 앞둔 마크롱, 좌우서 동시 압박

뉴스앤포스트입력 2026-10-20 06:14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규모 시위와 폭력 사태 이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질서 회복을 강조했지만 정치권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약탈과 파괴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면서도 청년층의 분노를 해소할 구체적인 사회·경제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을 약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사회적 불만과 치안 불안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마크롱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파리 도심에서 발생한 약탈과 파괴 행위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어떤 이유로도 폭력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화국을 전복하려 한 이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력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천명하면서도 시위에 참여한 시민과 파괴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에 나선 청년들이 느끼는 불안과 불만을 이해한다며, 이들이 표출해 온 깊은 불안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폭력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사회적 불만의 원인을 해결하는 일은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분노의 배경을 살피고 원인을 해결하는 동시에 공화주의 질서를 확고하게 지키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학생과 교사, 노동조합 대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을 모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설에서는 청년층의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나 생활비 부담을 덜어줄 지원책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조합과 정치단체에도 폭력 행위를 분명하게 규탄하고 사회적 긴장을 낮추는 데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위와 소요를 부추기는 세력이 공화국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적 논쟁을 왜곡하려 한다는 비판도 내놨다. 정부가 폭력 사태를 진정시키는 동시에 시위의 원인이 된 사회적 문제에도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빠지면서 연설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연설이 시민들의 요구에 충분히 답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마크롱 대통령이 시위대의 요구에 실질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선을 약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치안 회복을 강조하는 메시지만으로는 청년층의 불만과 생활고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좌파 진영은 정부가 청년과 시민들의 사회적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마틸드 파노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속한 사퇴를 촉구했다.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도 정부가 정치권과 노동계 인사들을 총리실로 불러 대화를 제안한 것을 문제 삼았다.

 

 

 

통들리에 대표는 대통령이 먼저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리실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은 정치권을 향한 훈계가 아니라 사회·환경·민주주의 위기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문제를 인정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우파 진영은 시위대의 폭력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강경한 치안 대책을 요구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국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정과 조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도 정부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리크 시오티 국민우파연합(UDR)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의 사임과 조기 대선까지 요구했다.

 

이처럼 좌파는 사회적 불만을 해결할 정책과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하는 반면, 우파는 폭력 사태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국가 권위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정부를 압박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치안 문제와 사회적 요구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폭력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응만으로는 사회적 불만을 해소하기 어렵고, 반대로 시위의 배경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공공질서 회복을 요구하는 여론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폭력 사태 대응을 둘러싼 정부 내부의 책임 문제도 불거졌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치안 당국의 지휘 체계가 유지돼야 한다는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안 책임자의 사임을 둘러싼 갈등은 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책임을 어떻게 묻고 대응 체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치안 문제를 넘어 프랑스 사회에 누적된 불만과 정치적 갈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폭력 행위를 규탄하고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지만,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공공질서를 회복하는 동시에 청년층의 불안과 생활비 부담 등 사회적 문제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에디터스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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